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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생각정리

금요일, 2월 21, 2014
1. 우골탑의 역사
과거의 직업 환경의 경우 대학에 진학하여 전공을 공부해서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그런 여건이 되지 않으면 고졸(혹은 이하) 이후 제조업같은 금방 배울 수 있는 간단한 일에 종사했다. 교육 여건이 불안정하고 우골탑이라 할 정도로 대학비가 비쌌던 점(기성회비의 유래에 따르면 정부 지원도 부족해 학부모들의 기성회비로 충당했다고 한다)을 고려하면 대학은 성공의 열쇠였으며 꿈과 욕망의 대상이었다. 승진도 당연히 배운 사람들이 유리했고, 그만큼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힘들게 일하며 이를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시대에는 교육이 꼭 대학에서만 이루어지지 않고 마이스터고 등 직업 기술을 배우는 기관이 많아지고 생활 수준또한 한 층 풍요로워졌다. 따라서 학벌 자체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고, 실질적인 실무능력과 인격적 가치가 새로운 평가 대상으로 떠올랐다. 대학도 우후죽순 늘어났고 졸업생들의 실적도 큰 차이가 없어졌다. 게다가 창의력과 화합력처럼 새로운 가치가 대두됐다. 이에 따라 스펙이 아닌 가치관과 인성 중심으로 인사 기준이 세워지고 있다.
참고:
http://ch.yes24.com/Article/View/16429?Scode=050_002
[작가 강연회]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는 전부 헛수고! - 『취업의 정답』 하정필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3/08/30/20130830003763.html
기업, 스펙 안 본다는데…취업준비생들 여전히 '올인'

2. 지금의 교육계는,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여전히, 특히 대학 입시의 경우 상당히 왜곡되어 현상 유지 중이다. 점수에 학생들의 운명이 뒤바뀌고 재수학원에는 수능 동점자가 넘쳐난다1.(물론 점수가 아닌 학생의 전인적 평가를 중점으로 하려면 교육계의 상당한 변화가 따라야 한다)
'객관적'(이지만 내실 없기도 한) 점수에 의해 평가되는 교육현실은 사교육을 조장하고(돈을 투자할수록 성적이 높아지는 기현상) 학생들의 가치관을 경쟁과 그 결과에 집착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러나 경쟁은 결국 승자와 패자 모두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1등을 향한 처절하고 스트레스받는 레이스를 만들어냈다. 그에 따라 수행평가 증가, 선행학습 금지 등의 조치가 취해지고 교육계의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암기의 차원인 제한적인 문제유형과 말뿐인 주관식 출제(창의성 평가보단 그냥 문장 암기), 턱없이 부족한 인성 평가(가식적인 생활기록부 멘트), 자극이 아닌 주입식 수업방식(미적분학에서 대단히 중요한 '정적분의 기본 정리'는 그 역사와 의미가 제대로 강조받지도 못한다)은 숙제로 남아있음.

3. 그렇게 시켜봤자1
또한 강요와 필요에 의한 학습의 차이가 대두되는데, 경험과 깨달음의 과정, 학생의 행복과 자존감, 자율성, 자기주도성이 곧 학업 성취도와 학생의 인생 전반에 직결됨이 명문대생들을 조사한 결과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상당수 부모들이 자녀에게 시험 점수와 대학 이름을 요구하며 부모의 욕심과 불안, 질투에서 비롯된 욕망이 섞인 강요를 저지르고 있다. 그 외에도 가정 개개의 문제점과 이해 부족으로 인한 관계 악화, 스트레스 등으로 학생들과 부모의 감정의 골이 벌어지고 학습력을 저해한다.
부모(또는 선생)의 지나친 개입은 학생의 자율성을 크게 저해한다. 많이 위험할 때에만 개입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부모가 걷게 해줄뿐 날고 뛰는 것은 본인의 몫." 사람은 지도자가 억지로 끌고간다고 맘대로 되지 않는다.(스스로와 주변 사람들 버릇이, 특히 억지로 고치려 할 때 과연 쉽게 고쳐지던가?) 교육 선진국에서는 선생들이 중요한 내용만 짧게 다루고 학생들에게 지적 호기심을 일으키는 자극을 던져주고, 그들이 생각을 나누고 키우게 하는 것에 주력한다.
자식을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이 불안하다며 소위 친구만나러 다니는 학원에 보내는 맞벌이 부모, 초등학생때부터 조기교육을 위해 놀 시간도 줄여가며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 욕심많은 부모와 스스로의 시간이 부족하고 끌려다니는 아이들. 차라리 학원을 끊고 실컷 놀며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가지고 책과 공부에 손 대는 게 훨씬 영양가있는 생활이 될 것이다. 강요받고 타의적, 수동적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은 적다. 실제로 높은 성취도의 학생들은 압박을 받지 않고 스스로 공부하는 특성이 있다. 통제에 의해 받는 스트레스는 무시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물론 현실적으로 영어실력, 전공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처럼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분야도 있다. 그러나 지적 호기심을 증진하는 목적이 아닌 평가의 대상으로 그저 주입만 하는 것(암기식의 고난도 수학공식;외국에서는 계산기까지 제공한다)은 시간낭비며 비효율적이다. "수학" 얘기에 하품하고 수포자가 떠오르는데 자연의 위대한 규칙성과 수의 아름다움을 과연 논할 수 있겠는가. 또한 필수적인 지식이라도 강압적인 교육보다는 자율적인 열정에 의한 학습이 더 효율적이다.
공부에는 자존감(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며, 극히 부족할 경우 실패를 두려워하며 시도조차 회피할 수 있다)과 성취감(학습의 원동력이 됨), 지적 호기심(의문이 강력하고 근본적인 학습 동기임은 자명하다), 자극(호기심을 자극하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함, '왜'라는 의문과 질문), 토론(학생들이 더불어 성장, 말하기는 생각을 논리적이고 날카롭게 해줌) 등이 필요하다.

4. 근데 스펙도 학벌도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면, 뭘 하면 좋지?
자신과 진로, 나아가 삶에 대한 깊이있는 고찰과 자신만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과 가치관이 필요한데, 일단 항상 주변의 문제에 대한 의문을 가지면서 발전할 생각은 있어야 하겠다. 하루종일 게임같은 거 하면서 시간을 때우고 있는 미련한 사람들은 당장 그만두고 현실에 부딪쳐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 가르친 적도 없는 통찰. 일단 생각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 '집 앞에 새로 생긴 치킨집이 맛있나' 같은 생각보단 '내 친구는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 '지금 내가 사는 방식이 옳은가,' '내가 미래에 치매에 걸린다면,' '방을 어떻게 정돈해야 쓰기 편할까' 같은 생각이 좀 더 발전적이고, 열심히 고민하다보면 언젠가 '나는 왜 사는가,' '행복은 무엇인가' 같은 철학의 차원에 가까운 질문에도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좋다.

주석
1:SBS 스페셜-부모vs학부모 편에서 참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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