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용 세이라디오
열기▼       고정
전체
글목록

일반화/원리에 집착하지 마라.

수요일, 1월 08, 2014

필자가 생각하기에 사람이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개념에는 일반화, 대비, 포함 관계가 있다.
이 세가지 요소가 모두 포함된 예를 들어보자면, 고등학교 생물 교과에서 배우는 영양소의 분류에서 탄수화물과 칼슘을 가지고 생각해보자. 탄수화물은 3대 영양소에 속하고, 칼슘은 무기염류에 속하고 이는 3부 영양소에 속한다.(포함 관계) 3대 영양소는 옵션이며(일반화), 3부 영양소는 필수다.(대비)
쉽고 확실해서 필자는 이런 식으로 사고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2차원 표에 한하여 구획을 나눠 분류할 수 있는 표는 이런 경향에 대한 상징에 가깝다.

이렇게 일상에서 빈번하게 쓰이는 것은 사고의 기초적인 틀이 되며, 경험을 이에 계속해서 대입해봄으로써 우리는 세상의 규칙과 원리를 찾아왔다. 그 대표적인 예로 과학이 있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이 발단이 되어 고전 역학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런 사고의 틀이 너무 지나쳐 사고를 잠식하고 가둬버릴 수 있다. 이를 대중들이 가장 많이 접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일반화의 오류'라는 용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무언가는 일반화의 오류, 무언가는 이것이 아닌 일종의 수학적이고 엄밀한 함수적 관계가 성립한다는 생각조차 일반화의 오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오류는 다소 결과론적이다. 일반화가 성공하면 오류가 아니지만, 일반화가 실패했을 때에는 오류로 지적받기 때문이다.
여튼 일반화는 일상 속 심리에도 자연스럽게 숨어있다.

현재형여름에 계곡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산과 물이 좋은 곳에서 노니까 너무 좋은 것같아요." 이런 식의 말이 자주 들린다. 그러나 산과 물이 좋아도 집밖이라 귀찮을 수도 있다. 이러한 양면성에 "같아요"라며 자기 말을 과감히 내뱉지 못하고 말미를 흐리는 것은 아닐까. 필자는 이 말을 들으면 '치고 빠지기' 느낌이 들 것같다. 이런 방식보단 "산이랑 물이 너무 좋았고 이런데서 노니까 상쾌해졌어요." 라며 과거형을 쓰면 그 대상이 자신의 경험으로만 한정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개인과 전체가 분리되어 거부감도 줄어들고 자연스러워진다.
다른 예로 "내 친구보면 확실히 공부 잘하는 애들은 은근 노력하는거야." 이런 비슷한 말들도 자주 보이는데, 이런 말도 은근히 거부감을 형성한다. 겨우 그 친구만으로 모든 '공부 잘하는 애들'의 노력을 '확실히' 평가할 수 있을까? 물론 주장과 토론의 과정이겠지만, 받아들이는 이들은 분명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을 것이다.

경험 부족적은 경험만으로 뭔가 발견하려는 습관도 좋지 않다. "야 내가 술자리 몇 번 가져보니까 이렇게 놀면 분위기가 완전 떠~" 이런 말들 은근히 거부감이 들지 않는가? 솔직히 '지가 알아봤자 얼마나 안다고...'라는 생각도 든다. 또한 자신이 얼마 되지 않는 경험에 너무 집착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길 권한다. 대부분의 경우 그 공상은 시간낭비이며 부정확할 가능성이 너무 높다.

한편 현상의 이면과 본질을 꿰뚫는 원리를 발견했을 때에는 쾌감이 따른다. 필자 생각에 그 근원은 명예욕이다. 원리를 간파하면 잘 풀리지 않는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술술 쉽게 풀려나가기 때문에 그 감사와 찬양은 자신에게 돌아가 명예가 되고 취하게 된다.
그러나 그 쾌감에 젖어있던 순간에서 벗어난 현실의 자신을 달래기 위해 남들보다 많은 것을 안다는 허영심과 자기가 더 낫다는 우위의식으로 현실 도피에 가깝게 행동하고 나아가 과시까지 해댄다면 문제가 된다. 사람들은 이런 행동의 의미를 쉽게 간파한다.

이렇게 인과가 확실하고 적용 범위가 넓은 '원리'는 사람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과학의 발전과 현인들의 명예를 불러오기도 했으나, 때로는 사고의 유연성을 저해하여 창의성과 다양성을 저해하고, 새로운 복병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게 한다. 이런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일반화에 맞서는 대항마는 바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관용'이다.(일반화와 관용의 저울질은 사람들의 경향에 달려있다. 자기 생각에 관용이 부족하다면 그것을 강조하게 된다.*)

관용은 "그래 그래, 그것도 맞고 저것도 맞다." 같은 태도다. 교과서나 아동 도서에 자주 이런 식으로 나왔던 것같아서 써봤다. 이런 태도는 일반화에 대한 맹목적 집착을 경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명예와 공감대는 달콤하다. 마치 같은 취미로 모인 동아리나 같은 경향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처럼 그들은 서로에게 애착을 가지고 공통점에 소속감과 동질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편안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만큼 벗어나기, 도전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그걸 용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시대에 따라 지형이 바뀌고 인간사가 흥망성쇠하는 것을 보라. 변화는 자연법칙이라 이를 만하다.
이 글을 쓰며 스스로 찔렸다. '격언'같은 딱딱한 단어가 아닌 '오피니언'이라는 카테고리가 여기에 있는 게 참으로 다행이다.

*사회에서 소수자에 해당할수록 자신의 이야기가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예민할 것이고, 관용을 강조하게 되는 것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필자 이야기라면 뭔가 슬프니까 여기까지...는 농담이고) 필자 생각엔 누구나 그런 분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첫 댓글을 써주세요!

댓글을 인용하려면 @![댓글 ID]!@와 같이 쓰시면 됩니다. "@!" 와 "!@"를 쓰시려면 "+@+!+", "+!+@+"와 같이 써주세요.

페이스북 댓글
.post-outer{ -webkit-transform:none; transform:none; display:inline; padding:0; margin:0; border-width:0; } .hentry>div{ display:no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