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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이 박근혜 당선에 대해 '독재자의 딸'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월요일, 1월 21, 2013
<Bluegazer님이 단순한 외신의 관심병이라는 훌륭한 해석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람 입장에선 진지하게 해석될 수 있는 일이라 (굳이 따지자면) 외신이 경솔한 거 같네요.>
나도 처음 그 말을 듣고는, 외신들이 박근혜를 비꼬며 깎아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그게 창피하다고, 이런 결과가 부끄럽다고 하기도 했다.(-> 제가 아래와 같은 생각을 적게 된 이유입니다. 일부 사람들이 너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싫었는데, 근데 댓글에 나오듯이 외신의 뉘앙스를 보면 그냥 사전적 의미로 쓴 듯 하네요. 다시 살펴보니까 이렇게 따질 필요도 없는 신변잡기적인 일입니다만 그래도 글을 써놨으니 지우진 않을게요.)
그러나 너무 극적인 해석이다. 흔히 극진보적인 말로 나오는, '우리나라의 얼룩진 과거', '모두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지 않다니 어이가 없다'는 등의 발언과 가깝다. 조금더 곱씹어보면 '독재자의 딸'이라는 표현은 사실 전달에 가깝고,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외신들의 뉘앙스 자체도 그런 편입니다.)
- 독재자의 딸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우리나라가 그리 수준낮은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전제 하에, 이런 결과는 역설적인 인상을 준다. 내 생각에는 어쩌면 외신들은 독재자의 딸로서 독재를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했던 사람들 중에 한 명으로서 박근혜가 그러한 과거를 반성하고 민주주의를 증진하는 데에 힘써주기를 기대하는지도 모르겠다. 마치 어린 시절 가난을 겪으며 열심히 살아왔던 문재인 후보에게 지지자들이 하위 계층에 대한 배려를 바랐던 것처럼 사람은 자기가 겪었던 분야를 잘 알기 때문이다. 한편 그만큼 박근혜는 독재자라는 국민의 선입견을 돌리기 위해 어필하는 데에 힘썼을 것이다. 독재자로 평가받는 정치인은 공약이 뭐든 아예 배제되어버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독재로 돌아가느냐, 아니면 독재자의 딸임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이끌게 될 대통령이 되느냐의 갈림길에 선 박근혜에게는 대한민국 개국 뒤의 모든 역사와 관련지어 필연적으로 평가가 뒤따를 것이다. 일부 언론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버지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것이다. '역시나'라는 평가를 받을지, 아니면 '독재자의 딸임에도 훌륭한 민주정치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을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있다.
-그외에도 블룸버그 외신에서는 박근혜의 당선에 대해 성별 차별이 매우 심한 국가에서 여성 대통령이 뽑힌 결과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도 정치사의 중요한 순간이다.
-경제위기와 외교, 안보 문제가 심각한 현재, 여성이자 독재자의 딸이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박근혜에게 나라를 맡기는 국민은 기대와 걱정이 함께 나타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지역별, 연령별로 상당한 지지율 격차가 나타났는데, 가히 이익에 따른 것으로 보기에는 지나친 면이 보인다. 국민 대통합을 위해 이렇게 분열을 암시하는 지표를 가벼이 여기지 말아야 한다. 통합이 없으면 싸우느라 민생에 몸담기 힘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투표율만 보더라도 고연령층과 저연령층, 전라도와 경상도의 차이가 정말 심하다. 서로 오해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커다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2012.12.20 8:56 추가; 근데... 박근혜 측, 외신에 "박정희, 독재자로 표현 말라" ...박근혜쪽 사람들도 좀 보기 싫어하는 듯. 아무래도 대외적으로 볼 때 Bluegazer님 말씀처럼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이 되네요.(과연 외신이 그런 요청까지 들어줄지는 의문입니다만.)

*위에 적시된 사실은 본인이 진실된 사실이라고 믿는 것으로서 허위사실 유포의 의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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