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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완벽주의, 인식과 해방

토요일, 10월 25, 2014
1. 주입된 이상

게임, 독서, 여행 등 즐거운 일들을 하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현실은 왜 이렇게 거친 걸까? 현실과 여가의 분리는 당연한 일이 아니다. 현실은 폭력의 연속이었고, 그것은 현재진행중이며, 실생활에까지 은밀하게, 그러나 깊게 배어있다. 그러나 하루종일 생존을 위협하는, 혹은 그렇게 인지되는 외부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몸과 정신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뇌는 자기 보호를 위해 합리화하고, 망각하고, 왜곡한다. 근본적 폭력에 대한 반성과 저항 정신은 제쳐두고서라도, 제단되고 포장된 기억과 무의식이 본래의 보호 기능을 넘어 문제를 왜곡하고 방치하는 문제는 충분히 심각하다. 게다가 이면의 문제를 잊는 순간 포장은 그 자체가 사실이 되며 사고와 판단의 기준이 된다. 그런데 그것이 현실, 나아가 나 자신과 괴리가 지나치면 또다른 스트레스를 발생시킨다. 집단에게는 사회 문제, 개인에게는 정신적 증상으로 표면화된다.

한국은 서양적 외모를 매우 선호한다. 미의 기준은 지역별로 다르다는 것으로 보아 분명 절대성보다 상대성, 후천성이 뚜렷하다. 즉 경험적, 사고적으로 한국인은 서양인의 외모를 우월하게 보며, 때로는 "솔직히 서양인들은 다 예뻐. 우리는 다 너무 못생겼어."라며 목표로 삼기도 한다. 이미 충분히 사회적으로 비판받았지만, 서양인이 아니면서 서양인이 되려는 강박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저체중인 학생이 점점 늘어나고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도 본능적인 식욕을 인정하고 극한의 다이어트를 포기하려는 사람은 드물며, 스스로 무섭다면서도 성형하고, 비싸다면서도 유행하는 옷을 사고, "쪽팔리다, 부끄럽다"는 생각이 강력한 불안을 유발한다.

성적에 있어서도 비현실적인 주입이 일어난다. 한국은 세계에서 교육열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이며, 어릴 때부터 외국어를 배우고, 고비용을 감수해서라도 여러 개의 학원에 보낸다. 1등만 기억하고 정해진 과목만 평가하는 교육 제도 안에서 학생들은 절대 인정받지 못하며, 성적표는 몇 개월 간의 노력을 회상하기 전에 숨기거나 과시하고픈 물건이 된다. 제도에 응하는 교사들은 학생들을 다그치기도 한다. 그러나 마구잡이식의 현행 교육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차츰 인식되고 있다.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같을 수 없기에 누군가에겐 당연하고 이익인 생각이 될 수도 있다. 인류의 역사는 늘 구성원들의 줄다리기를 통해 조율되고 발전해왔기에 차이는 필요하다. 하지만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이 타인에 의해 당연한 것으로 "주입"되고 그 사실을 깨우치지 못한다면, 개선하기 위한 노력과 긍정적 효과보다는 뜻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2. 완벽주의

생각이 뇌에서 화학 작용에 의해 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한, 천재가 아닌 평범한 사람은 사고의 양과 깊이가 제한돼 있다. 또한 실패와 경험을 거친 후의 시점에서는 자명한 성공의 길만 기억된다. 이로 인해 사람은 특정 분야에 특수한 생각을 가지게 된다. 완벽주의는 이러한 자기 세계와 현실계의 차이때문에 발생하는 극단적 현상이다. 스스로조차 감당할 수 없을 수준의 완벽이 표준 모델이 되면 외부에 더해 자신까지 대립하게 된다.

객관적으로 심리적 질병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고립성과 후유증이 심각하다. 인간관계를 망치고 상처를 돋구며 스스로를 더욱 가두게 되고, 타인의 도움을 거부하고 우울증에 시달려마침내 자살에까지 이를 수 있다. "나 자신이 싫은" 강박적인 사람들의 최후는 역사에 자주 등장한다.


3. 인식과 해방

한국은 선진국 중에서도 국민행복지수가 상당히 낮은 축에 속한다. 가난하고 후진적인 나라에서도 행복감이 높을 수 있는데 우리가 그렇지 못한 이유는 그 기준이 너무 높아서이기 때문일 수 있다.

기준의 내용은 공통적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인척에게 영향을 받는다. 부모와 형제자매, 친척, 친구, 스승 등 친밀한 존재와의 관계 속에서 긍정적인 사회화를 도모하며, 때로는 그 외의 낯선 관계에서 긍정,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 중에서는 때때로  지나치게 본인 중심적이거나 이기적인, 또는 또다른 타인에게 주입된 기준이 섞여있기 마련이다. 흔히 대중적이지 못하고 과민반응이라고 취급되는 여러 문제는 이것이 원인일 수 있다.

스스로의 생각에 갖혀 있으면 새로운 것을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열린 사고와 새로운 것을 향한 끊임없는 관심은 자기 해방과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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