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듣는 사람이 괴롭고 싫어할 거라는 생각
☞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에 감정이입한다. 그러나 그것은 이해를 돕고 화자의 심정에 더욱 공감하며 연민의 감정을 느낄 뿐, 본질적으로 청자를 고통스럽고 불쾌하게 만드는 기전은 대표적인 것으로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청자의 트라우마가 자극되는 경우이다. 이 경우 청자는 공감과 동시에 뇌의 기억에서 나온 감정과 감각을 재생한다. 말그대로 진정한 고통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것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사실상 청자도 듣는 역할을 하기에는 상당히 부적합한 상태이며, 대안으로는 같이 이야기를 하는 등 상황을 최대한 표현하고 이성적으로 분석하여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쩔 수 없을 때에는 뇌가 몰두하는 부정적 생각을 떨치고 계속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함으로써 마음을 격리, 방어해가며 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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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edro Ribeiro Simões(Flickr) |
2. 내 마음을 털어놓으면 비웃을 것 같아.(열등감)
☞ 고민을 털어놓는 화자는 애초에 약자이다. 따라서 열등감을 느끼고, 괜히 속이 좁아지고, 창피하고, 굴욕감을 맛볼까봐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실제로 그런 경험을 많이 당했다면 더더욱 자신을 숨기게 된다.
바쁘고 경쟁이 핵심적 성장 모토이며 감정이 억압되고 개인의 욕구가 무시되는 한국의 경우 이러한 비웃음을 당하기 쉽다. 당장 털어놓을 곳도 변변치 않다. 부모님은 "커가면서 겪는 거란다," "우리 애 사춘기가 왔나? 뭐 당연한거지," "엄마 아빠는 뭐 살기 편해서 이렇게 너희를 먹여살리고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근하고 집안일하는 줄 아니?" 등등. 친구는 "이해 안가 뭐 그런 걸로 고민하고 기분나빠해?" "아... 그렇구나.(이후 은근히 피함)" 등등. 학습 시기에 학생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이며 오래 만나는 선생님들의 경우에도 다수의 학생들을, 게다가 주입식 교육이 강조되며 인성 교육 등 무형적 가치가 소외되는 상황에서는 신경써주기가 쉽지 않고, 심지어 학생들에게 반감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하여간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우리 땐 안 그랬는데 요즘은 참" 등등. 지인들은 대개 큰 힘이 되어주지만, 때로는 실망과 굴욕을 안겨주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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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ilvia Padovan(Flickr) |
위험성과 서로 생각을 터놓는 과정의 어려움과 고통을 인정한 뒤 객관적인 관점으로 적절한 소통 창구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은 인터넷 기술에 의해 다양한 익명 고민 상담 공간이나 커뮤니티가 많이 존재하므로, 그런 곳에서 소통하는 것도 상당히 안전하고 유용한 방법이다. 물론 대부분은 혈연으로 맺어진 부모나 친척, 형제자매에게 의존하는 편이긴 하지만.
생각나는대로 하나씩 추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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