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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우울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생각들 모음

일요일, 10월 05, 2014
과학적인, 특히 트라우마와 관련한 사실들에 근거해 내 생각을 적어본다.


1.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듣는 사람이 괴롭고 싫어할 거라는 생각

☞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에 감정이입한다. 그러나 그것은 이해를 돕고 화자의 심정에 더욱 공감하며 연민의 감정을 느낄 뿐, 본질적으로 청자를 고통스럽고 불쾌하게 만드는 기전은 대표적인 것으로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청자의 트라우마가 자극되는 경우이다. 이 경우 청자는 공감과 동시에 뇌의 기억에서 나온 감정과 감각을 재생한다. 말그대로 진정한 고통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것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사실상 청자도 듣는 역할을 하기에는 상당히 부적합한 상태이며, 대안으로는 같이 이야기를 하는 등 상황을 최대한 표현하고 이성적으로 분석하여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쩔 수 없을 때에는 뇌가 몰두하는 부정적 생각을 떨치고 계속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함으로써 마음을 격리, 방어해가며 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처: Pedro Ribeiro Simões(Flickr)
두 번째로는 청자가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이다. 우울감에 빠진 화자는 사실상 약자의 위치이며, 각종 부정적인 감정과 기억들 때문에 이성적인 사고가 힘든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화자를 배려하고 이해하며 북돋아주어야 하는 청자 입장에서는 화자에게 공격적인 반응을 얻을 수도, 상처를 줄 수도 있으며 뜻대로 안 되는 상황에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따라서 청자는 남을 위로해주는 상황에 어려움이 수반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화자가 잘못된 행동을 하더라도 위로해주기로 결심한 이상 최대한 이해하고, 어떤 식으로든 공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은 최대한 배제하여야 할 것이며, 어쩔 수 없는 지적과 가르침의 경우 악의가 없음을 확실히 인식시켜야 한다.

2. 내 마음을 털어놓으면 비웃을 것 같아.(열등감)

☞ 고민을 털어놓는 화자는 애초에 약자이다. 따라서 열등감을 느끼고, 괜히 속이 좁아지고, 창피하고, 굴욕감을 맛볼까봐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실제로 그런 경험을 많이 당했다면 더더욱 자신을 숨기게 된다.

바쁘고 경쟁이 핵심적 성장 모토이며 감정이 억압되고 개인의 욕구가 무시되는 한국의 경우 이러한 비웃음을 당하기 쉽다. 당장 털어놓을 곳도 변변치 않다. 부모님은 "커가면서 겪는 거란다," "우리 애 사춘기가 왔나? 뭐 당연한거지," "엄마 아빠는 뭐 살기 편해서 이렇게 너희를 먹여살리고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근하고 집안일하는 줄 아니?" 등등. 친구는 "이해 안가 뭐 그런 걸로 고민하고 기분나빠해?" "아... 그렇구나.(이후 은근히 피함)" 등등. 학습 시기에 학생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이며 오래 만나는 선생님들의 경우에도 다수의 학생들을, 게다가 주입식 교육이 강조되며 인성 교육 등 무형적 가치가 소외되는 상황에서는 신경써주기가 쉽지 않고, 심지어 학생들에게 반감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하여간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우리 땐 안 그랬는데 요즘은 참" 등등. 지인들은 대개 큰 힘이 되어주지만, 때로는 실망과 굴욕을 안겨주기 마련이다.

출처: Silvia Padovan(Flickr)
필자도 굴욕을 겪은 적이 있다. 수업 시간에 너무 떠들길래 말은 차마 안 하고 고개를 돌려 빤히 노려봤을 뿐이었다. 속으로는 이 정도 쳐다보고 눈치 줬으면 알아 들었겠지,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조용히 하라고 해도 떠드는 게 뭐하는 짓이람? 하고 생각하며 다시 수업에 집중하려던 찰나, 뒤에서 "쟤 뭐야? 하~하~하하하~ 낄낄." 하며 비웃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수업이 끝나 쉬는 시간이 되기 전까지 웃음소리와 이따금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이 일로 어느 정도의 불합리와 의견 차이에는 함부로 나서면 공격받기 쉽고, 사람들의 생각이 쉽게 바뀌지 않으며, 오해가 생기기도 쉽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예민한 주제에 대해 털어놓는 것은 창피 뿐만 아니라 위험과 손해도 감수하는 일이다.

위험성과 서로 생각을 터놓는 과정의 어려움과 고통을 인정한 뒤 객관적인 관점으로 적절한 소통 창구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은 인터넷 기술에 의해 다양한 익명 고민 상담 공간이나 커뮤니티가 많이 존재하므로, 그런 곳에서 소통하는 것도 상당히 안전하고 유용한 방법이다. 물론 대부분은 혈연으로 맺어진 부모나 친척, 형제자매에게 의존하는 편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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